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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애니메이션은 에반게리온 이전의 황금기와 에반게리온 이후의 침체기로 나뉘어 진다. 안노 개인만이 이런 쓰레기를 양산했다면 그냥 쓰레기 감독 정도로 끝났겠지만 아직까지 꼴려있는 수많은 오타쿠들이 그 이후 일본 애니계에 쏟아져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일종의 혁명이죠. 개중에는 안노의 열화버전도 있겠지만 대다수는 안노의 심중은 읽지 못한 안노 추종자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들이 일본 애니계에 들어가면서 안노식 일본 애니는 마이너한 오타쿠세계가 아니라 재패니메이션의 보편적인 모습이 되어갔습니다. 일본 애니메이션계는 선라이즈 계열의 로봇애니나 스튜디오 지브리 같은 명작 애니 중심에서 가이낙스나 곤조 같은 신생회사 쪽으로 보편성의 범주가 옮아 가게 된 겁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변혁기가 그렇듯이 이렇게 새롭게 페러다임을 잡은 측은 구체제쪽 사람들보다 전문성도 떨어지고 완숙미도 떨어집니다. 근데그 시기가 세기말과 겹치고 일본의 문학적이지 않고 극한으로 상업적인 만화 제작체제와 겹치면서 일본의 만화 예술 세계 자체가 붕괴되는 시발점이 되었습니다. 페스트가 유럽에 중세를 불러온거랑 비슷한거죠. 환경 그 자체만이 아니라 환경적 요인과 인문학적인 요인이 겹치면서 일본 애니계의 중세가 시작된겁니다. 클림트 전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세기말은 언제나 인류에게 감성적인 영감을 줍니다. 90년대 일본 만화나 애니중에 제가 열광했던 북두의권 사일런트 뫼비우스나 클램프의 X 고스트 스위퍼 3X3 아이즈 등의 오컬트 작품군들은 세기말의 종말론의 붐을 타고 흥행한 만화들입니다. 그리고 에반게리온도 마찬가지로 이 세기말 붐을 타고 만들어진 애니입니다.(오죽하면 제목이 '신세기' 에반게리온이죠) 안노는 오타쿠들에겐 막스입니다. 온세계의 오타쿠들이여 단결하라를 에바를 통해서 외칩니다만 정작 종말 이후의 신세기에 대한 결말이 없죠. 21세기에 쏟아져나온 오타쿠들에게 안노는 21세기적인 그 어떤 포스트 에바를 위한 비전을 제시해주지 못했습니다. 아니 막스는 자본론을 쓰다가 죽어서 제시를 못했기에 양심적인 교주로 남을 수 있었지만 안노는 살아서도 제시를 하지 않고 있으니 빌어먹을 놈인겁니다. 세기말이라는 예술을 북돋는 바람이 그치고 난 후에도 뭔가 창조적인 작업을 할 전문성이나 완숙미를 가지지 못한 신체제의 재패니메이션들이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고작해야 안노 애니의 열화버전들의 창조였습니다. 그리고 오타쿠라는 충동구매자들을 돈주머니로 보던 안노의 전략이 안노가 아니라 누가 하더라도 '먹히는 전략' 이라는걸 증명해줬죠.(그런 점에서 안노는 정말로 천재 맞습니다) 쓰레기 같은 모방에 모방을 거듭한 작품 아닌 상품들이 아키하바라에서 무더기로 쏟아져 나오고 그걸 소비하면서 예술로서의 애니는 에바와 함께 진짜로 종말해버린겁니다. (모노노케 히메 때 은퇴하겠다던 미야자키 할배가 진짜로 은퇴했다면 이 공식이 더 완결성을 띄었을텐데 그게 좀 아쉽습니다). 적어도 만화를 그리겠다고 결심했던 사람이라면 작품이 아닌 상품이나 만들고 있는 자신에 대해서 문제의식을 가졌겠습니다만 현재의 일본 만화시장 구조를 보면 이런 작가들의 문제의식이 문제제기가 될 수 없는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한국과 달리 왠만큼만 팔려도 만화가는 중산층이 될 수 있는 일본의 구조와 이런 구조를 구축하는데 크게 공헌했던 편집자 위주의 일본 만화 생산 시스템이 바로 그것입니다. 편집자가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인텔리 좌익들이 야스다 강당 사건 이후 일반적인 인텔리들처럼 관료 진출을 꿈꾸지 못하자 선택한 직종이 바로 방송 출판계였다고 합니다. 이들이 구체제 일본 만화계를 성공시킨 수훈갑들입니다. 이들 덕분에 일본 만화계는 안정적인 생산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었죠. 하지만 이들은 만화를 작품이 아닌 상품으로 만든 주범들이기도 합니다. 편집자 위주의 일본 만화계는 그 거장 도리야마 아키라 마져도 드래곤볼을 모험 판타지 만화에서 단순 이종격투기 만화로 바꾼 시스템입니다. 작가 혼자서 만화라는 예술작품을 창작하는 장인의 세계가 아니라 편집자와 작가가 함께 만화라는 상품을 만들어내서 함께 이윤을 창출하는 자본주의적 상품의 세계가 바로 일본 만화계입니다. 이런 상황에 일본 출판시장을 반토막 낸 10년이 넘게 지속되는 대불황의 시기를 맞습니다. 버블기에는 그래도 계속 늘어나는 만화 잡지 시장과 판권이 개척되어 가고 있던 해외시장등으로 해서 작가의 예술성도 어느정도 용인이 되었겠습니다만 출판사들이 망해가는 상황에서 " 팔리는게 보장된 만화만 출판을 허가하고" "잘팔리는 만화라도 안팔리게 되면 완결을 내기보다는 대충 끝내는게 더 이윤이 된다" 라는 상품으로서의 논리가 지배하게 되죠.(요즘에는 일본 만화에서 아예 완결 자체를 기대하지 않게 되어버렸습니다.) 그리고 안노 히데야키는 작품성이나 완결성이 없어도 만화라는 콘텐츠가 이윤을 창출하는 방법을 제공해준 인간이라는 겁니다. 그렇게 일본 만화와 애니메이션은 쫑났습니다. 저는 안노 히데야키 감독의 작품인 "이상한 바다의 나디아"로 인생을 바꾼 사람입니다. 그 만화 때문에 안하던 공부를 시작했고 그 만화 때문에 사학과를 갔으며 그 만화 때문에 인생관을 바꿨습니다. 저도 여기서 숱하게 욕한 꼴려서 싸고 싶은 수 많은 안노가 양산해낸 오타쿠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다행히도 제 아이돌은 에바가 아니라 나디아였기 때문에 다른 오타쿠들보다 상황을 좀 더 조감 할 수 있었을 따름입니다. 개인적으로 이 글을 통해서 그렇게 욕을 했던 안노씨가 지금이라도 개심하고 에바를 종결 지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가이낙스 창사 20주년 기념으로 이상한바다의 나디아 2를 만들어주길 원합니다. ㅎㅎ 이 글과 관련있는 글을 자동검색한 결과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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